너의 이야기 39

K에게...

오늘 너에 대한 얘기를 들었어.촌스럽게 잡고 이러진 않을게.다만 그동안 좀 더 많은 얘기를 못 나눴다는 사실이 아쉬워.누구에게나 비밀은 있고 누구에게나 고민은 있지.그런 선택과 결정을 하기까지 많이 힘들었을 너를 생각해.나이가 든다는 건 선택의 횟수와 가지가 늘어 난다는거야.살아보니 그래.그냥 안 좋은 시기가 있는 것 같아.여러 가지로 자신감이 결여된 시기.소중한 사람들이 머물지 못하고 떠나가는 시기.여러번 마음을 다시 고쳐 보지만 기껏해야 고작 시간을 버티고 있는 시기.고민해서 말해 보지만 금방 우스워지는 시기.얼굴이 못되고 미워지는 시기.사는게 기쁨이 아니고 고통인 시기.무얼 해도 흥이 안 나고 가라앉는 시기.사춘기마냥 내 마음인데 나도 모르겠는 시기.그냥 어디 서 있어도 외딴 기분이 드는 그런 시기..

너의 이야기 2025.04.25

계절의 미래가 그러하듯

[안부] 계절의 미래가 그러하듯 1. 며칠 전 입춘이 지났지만, 모든 절기가 그러하듯 계절의 시작은 지금의 계절이 저물기도 전에 찾아 듭니다. 광야에서 외치는 선지자의 음성 같습니다. 그러나, 아직 믿기지 않을 뿐, 봄은 언 땅 녹여 물 길어 올리는 나무와 풀싹들의 힘찬 생명예찬과 함께 발 딛고 선 모두의 땅 아래에 있습니다. 역사의 미래가 그러하듯, 계절의 미래가 그러하듯, 모든 새로움이란 선물처럼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문을열고 들어서는 것이 아니라, 힘쓰고 애써서 세우는 것임을 알겠습니다. 2. 볕바른 창가에 화분들이 있습니다. 저마다의 사연을 담은 어깨동무, 저마다의 기원을 담은 어깨동무, 저마다의 세월을 담은 어깨동무, 저마다의 세상을 담은 어깨동무, ..... 아직은 볕바른 창가에 화분들이 있..

너의 이야기 2023.02.10

퇴임인사

퇴 임 인 사 사랑하는 선후배 동료 여러분! 먼저 무슨 얘기부터 해야 할지 난감합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저 남의 일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선배님들의 퇴임식에서 힘차게 축하 박수를 쳐 드리던 일들이 엊그제 같은데.... 청운의 꿈을 안고 88년 4월 장유농협에 입사하여 한림, 진례, 대동을 기착지로 하여 大진영농협을 끝으로 32년 9개월의 기나 긴 농협호 항해를 무사히 마친 후 드디어 닻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 서 보니 지나온 시간들이 파노라마 영상처럼 오버랩 되어 스쳐 지나갑니다. 어느 장면은 우울한 흑백으로, 또 어느 시기는 나름 화려(?)했던 시절을 자랑하듯 컬러풀한 영상으로...^^ 돌이켜보면, 지장(智將)도, 용장(勇將)도, 덕장(德將)도 못되면서 모든 면을 갖추려고 만용을 부..

너의 이야기 2020.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