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오지 않은 가을 앞에서
# 1
9월 하늘이 열린 지 벌써 열흘이 지났지만
여름 열기는 아직 한낮을 채우고 있습니다.
저도 기득(旣得)으로 배 불린 사람들처럼
자리 내놓기를 머뭇거립니다.
아직 오지 않은 가을, 그러나
성큼성큼 다가오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 2
가을은 역시 사색의 계절인지
여러 생각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머리에 머물러 있을 뿐
가슴으로, 손으로, 발로 치닫지 못하는
창백한 사유(思惟)의 사유(私有)입니다.
창백한 사유(思惟)의 부유(浮遊)입니다.
# 3
인사 몇 줄 적고 보니 여전히
'폴란드 망명정부의 지폐' 같습니다.
그러나 더러는 인사가
되었으리라 기대합니다.
서로의 건강을 빌며
이만 각필합니다.
2009년 9월 11일
서대문에서
정준호 드림
사람이 사람에게 전하는 글이나 말에 있어 가끔 보면 사람이 사람에게 전달하려는 의미,
뜻에 대한 이해의 차이가 오해를 부른다고 생각합니다.
엄청나게 좋은 의미를 가지고 말을 했다고 해도 받아들이는 사람이나 전달하는 방법에 따라
그 의미가 새로운 해석을 가질 수 있다고도 생각해봅니다.
사람이 동물에게 하는 것도 아니고, 인간에게 사람이 하는 말이지만
그것이 문화, 환경, 사상에 따른 오해를 부를 수 있다는 것은 충분히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해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오해를 없애기 위한 방법으로 아주 확실하게
“나는 너를 좋아한다!”라는 간략한 말을 좋아하고 이해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나는 너를 처음 보았을 때 어떤 기분이 들었지만 그것을 조금 더 성숙한 감정으로 표현 할 수 있게 된 것은
내가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직장과 통장을 만든 이후였다. 그러니 내가 너를 좋아하는 감정과 함께
전하는 이 말은 손쉽게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결혼을 할지도 모르는 상대에 대한 감정을 바탕으로 지금
너를 좋아한다는 말을 할 수 있는 것은 그만한 자신이 생겼기 때문이고 그렇기 때문에 지금 너에게 좋아한다고 말한다.”라고
설명문으로 정리를 해야 이해를 하는 사람도 있다고도 하겠지요.
찌질이나 한글 파괴의 주범인 엄지족,네티즌들을 빼놓고 보더라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인 말과 글(이외에도 행동이 있다고 하겠지만)을
충분히 말하는 쪽과 전달하는 이, 그리고 받아들이는 사람이 어떤 형태로 인식하고 이해하고 반응해주는가를 알게된 지난주였습니다.
초급관리자가 되어서 제 능력과 자질부족을 절감하기도 하였습니다.
차장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실런지는 몰라도 사무소내 어떠한 사적 모임결성에 있어서 저는 반대의견입니다.
어떠한 취미나 문화생활을 즐김에 있어 그러한 모임까지는 적어도 반대하진 않습니다.
단지 어떠한 목적도 없이 친목계를 결성한다는 것은 조직내에서 파벌과 라인 조성과도 관계 있기에 우려하는 바이기도 하지요.
지점이라 사무실 직원이 채 10명도 되질 않는데 밑에 직원들이 모임을 하나 만들어 자리를 가졌더군요.
책임자들은 제외한 상태에서 밑에 직원들로만 결성을 하였는데, 대상이 되는 전체직원들에게 공개적으로 가입여부를 물어 결성한 것이 아니라
몇몇을 뺀 상태에서 맘에 맞는 직원들끼리로만 계를 만들었다 하더군요.
이동과 퇴직 등으로 격지간에 근무하는 것도 아니고 같은 한 사무실에 근무하는 직원들인데 말입니다.
그냥 퇴근후 자연스럽게 맘에 맞는 사람들끼리 저녁 먹고 술한잔 하는 것이야 누가 무슨 말을 하겠는지요?
이 사실을 알게 된 저로서는 평소의 지론과 또한 직원들간의 화합에 있어 우려를 담은 메세지를 대상되는 직원들에게 개인우편 발송 하였습니다.
이것이 또 오해와 오해를 낳더군요.
진정성을 몰라 줌에 있어 안타깝고 아쉽기도 하였구요.
최근의 잿빛하늘만큼이나 우울한 한 주였습니다.
역시 사람과의 관계가 제일 어렵더군요.
새롭게 한주가 시작되었습니다.
다시 힘을 내어야겠지요. 결국 사람만이 희망이기에...
우울한 한주를 지나 차장님의 안부글로 다시금 맘을 다 잡아 화이팅 해보렵니다.
주제가 너무 어두워 맘을 무겁게 한것은 아닌지 모르겠네요. 죄송합니다. 잡념이 있으니 글도 제대로 안 써지고...
암튼 이해를 바라며, 또한 때가 때인지라 신종플루 조심하세요~~~
김영수 드림.
김영수 과장님 !
말로 글로 사람의 마음을 온전히 전하는 일은 어렵다는,
아니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해 보곤 합니다.
사람들의 저마다의 시야로 세상을 보고, 판단하고, 해석합니다.
그래서 어떤 말이든, 글이든 저마다의 시야로 필터링하기 때문에
본의는 왜곡될 수 있고, 얼마든지 오해를 야기할 수 있다 생각합니다.
사람은 여럿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관계의 생명체라지만,
여전히 부모가 자식 대신 아파줄 수 없고,
부부가 서로의 생명을 대신해 줄 수 없는
독립된 존재인 것도 사실입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흉금을 터놓고, 정신적 차렷자세에서 해방된
술취한 술자리의 마음으로 대화하고 이야기할 수있는 그런
사람을 만난다면, 그것은 큰 축복이라 생각됩니다....
과장님께서 상심이 크시리라 생각됩니다...
마을에는 두 부류의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선한 사람과 선하지 않은 사람....
마을의 선한 사람이 좋아하고 선하지 않은 사람도 좋아하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하더군요...
마을의 선한 사람이 좋아하고, 선하지 않은 사람이 미워하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고.....
과장님께서는 이 땅의 좋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훌륭한 분입니다...
그런 점에 있어서 충분히 멋진 농협 생활을, 인생을 즐기고 계신 분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어설픈 위로가 아니라 제 생각입니다...
경황이 없어 두서없는 글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즐거운, 건강한 하루 보내세요. 정준호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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