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절한 지식의 빨래, 지식의 쪼가리... 때론 난 그 증거물인 걸레가 되고 싶다.
인간들이 방이나 마루나 세간을 닦을 때 사용하는 헝겊으로 낡아서 못 쓰게 된 천을 재료로 하여 만들어진 생활용품의 일종이다.
걸레는 다른 사물들에게 묻어 있는 더러움을 닦아 주기 위해서 자신의 살갗을 찢는다.
대개의 인간들이 걸레들 더러워 하지만 현자들은 걸레에게서 부처의 마음을 배운다.
육안(肉眼)으로 보면 세상에는 여러 가지 더러운 오물이 산재해 있지만 심안(心眼)으로 보면 그 자체로써 더 없이 아름다움을 스스로 알게 된다.
걸레 - 이외수의 감성사전 중에서 -
걸레가 되고 싶다.
걸레는 빨아도 걸레라는데 단 한번만이라도 물걸레질을 해 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그저 마른 버짐 몇 피어 있는 대청마루도 걸레가 더러우면 더럽게 닦이고 걸레가 깨끗하면 참으로 고운 맘으로 반짝인다는 사실을 몰라도 좋다.
닦아야 할 더러움이 참으로 없는 시대라면 서러운 피눈물 씨알도 없는 곳이라면 그러나 걸레가 되고 싶다.
지금 이 땅과 우리농협 내부에는 닦아야 할 것들이 참 많고 닦으면 닦은 만큼 착하게 반짝이는 것뿐이어서가 아니다.
걸레는 얼마나 오래 우리를 닦아 왔으며 우리는 얼마나 오래 걸레를 외면했는지 왜 노모께서 그 하찮은 걸레 나부랑이를 주야장천 그토록 정성스레 빨으시는지...
마흔을 목전에 앞세운 요즘 어렵사리 깨달으며 뼈마디란 뼈마디 마다 죄 삭은 노모의 걸레 젖은 눈으로 보면 세상 가장 투명한 것들만이 걸레가 될 수 있고 사시장천
천하없이 걸레는 세상 가장 아름답게 더러워진다는 생각이 든다.
더러운 세상 더러운 걸레일수록 새벽에 더 가깝다는.
오늘도 사무실 바닥을 걸레질 한다. 오늘은 무심코 때묻은 걸레를 들여다본다.
걸레는 온 집안과 사무실을 깨끗하게 하지만 항상 그가 있는 곳은 욕실입구의 구석진 작은 코너와 화장실의 습기찬 창고다.
누군가가 걸레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걸레는 한번도 안방 아랫목을 차지해 본 일이 없고, 그렇다고 해서 자기가 안방 아랫목을 차지하려고 하지도 않고, 또 걸레를 안방 아랫목에 두는 일도 없지만,
걸레는 자기의 손길이 닿은 곳이 깨끗해진 것으로, 온 집안을 깨끗하게 하는데 자기가 사용된 것으로 만족해 한다고...’
알아주는 이없이 때묻은 몸으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해내는 걸레가 새삼 기특하게 느껴진다.
오늘은 비누조각 잘게 썰어 넣고 걸레를 뽀얗게 삶아 내야겠다. 그리고 빨랫줄에 널어 햇살을 담뿍 받게 해야겠다. 비록 너절하게 헤진 쪼가리가 될지라도
그러면 걸레도 개운하겠지...
끝으로 중앙회에서는 예전에 본인이 주장했듯이 거울뒤에 발린 유액을 하루 빨리 제거해 중앙회와 지역농협의 관계를 불평등한 거울에서 유리로 관계개선 시키는
노력을 기우려야 할 것이다.
만일 거울앞의 화려한 삶에 길들어져 스스로 그 유액을 제거할 의사가 없다면 거울뒤 어둠속을 살고 있는 너절한 지식의 빨래... 그 증거물인 우리 걸레들은 기꺼이
그 유액을 제거하기위해 몸을 던질 것이다.
그것이 걸레의 존재가치며, 살아가는 이유이니까...
걸레가 필요없는 상생하는 그날을 꿈꾸며... E,B,ON,D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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