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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그리고 이별....

언젠가는 맞닥뜨릴 말(일)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말(일)들은 입속에만 머물 뿐 항상 먼발치에다 가져다 두고 외면하고 살았습니다.마주할 용기가 없어서, 아니면 그 상황이 겸연쩍어서이지 않을까를 생각해봅니다.모든 생명은 이별을 겪는다. 아니 사물마저도...분주한 발걸음을 기억하는 정든 건물, 주인을 잃어버린 손때 묻은 책상, 주파수가 지워진 고장난 라디오, 닳아진 몽당연필, 비 그친 뒤 잃어버린 새 우산 등등하물며 우리는 살면서 얼마나 많은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며 살고 있는지...불멸의 사랑 같이 우리는 영원을 꿈꾸지만 또한 영원하지 않음을 잘 알기도 합니다.현세에서 불가능한 일이기에 그 핍진으로 더 간절해 하였는지도 모를 일입니다.고단한 삶의 무게와 나이테를 닮아 있는 주름살... 그 인고의 세월이 느..

너의 이야기 2025.12.14

좋은사람

얼마 전 퇴근 후 집으로 들어가다 마주친 나보다 10살정도 연배의 앞집 남자로부터 “사장님은 너무 착해요”라는 말을 연애고백하듯 기습적으로들었다. 나도 적잖은 나이인데 느닷없이 그런 말을 들으니 민망스럽기도 하고 아무튼 마구마구 부끄러워 “허허 그리 보아주시다니 감사합니다”하고 멋쩍은 미소로 화답하고 집으로 들어왔다. 이처럼 나는 종종 주변에서 나를 좋게 봐주는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왜냐하면 내가 생각할 때, 나는 그렇게 선하거나 좋은 사람도, 순수한 사람도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아는 다른 사람들만큼 충분히 이기적이고, 계산적이며, 제멋대로이다. 내게도 남들 그 이상의 욕심도 있고, 음흉한 면도 있다. 그래서 나를 그들 나름의 기준에서 ‘좋은 사람’이라 믿고 바라보는 사람들에게는 ..

나의 이야기 2025.12.14

K에게...

오늘 너에 대한 얘기를 들었어.촌스럽게 잡고 이러진 않을게.다만 그동안 좀 더 많은 얘기를 못 나눴다는 사실이 아쉬워.누구에게나 비밀은 있고 누구에게나 고민은 있지.그런 선택과 결정을 하기까지 많이 힘들었을 너를 생각해.나이가 든다는 건 선택의 횟수와 가지가 늘어 난다는거야.살아보니 그래.그냥 안 좋은 시기가 있는 것 같아.여러 가지로 자신감이 결여된 시기.소중한 사람들이 머물지 못하고 떠나가는 시기.여러번 마음을 다시 고쳐 보지만 기껏해야 고작 시간을 버티고 있는 시기.고민해서 말해 보지만 금방 우스워지는 시기.얼굴이 못되고 미워지는 시기.사는게 기쁨이 아니고 고통인 시기.무얼 해도 흥이 안 나고 가라앉는 시기.사춘기마냥 내 마음인데 나도 모르겠는 시기.그냥 어디 서 있어도 외딴 기분이 드는 그런 시기..

너의 이야기 2025.04.25